감자의 기원과 관련요리에 관해 알아봅니다.
악마의 열매
세계인들이 1년간 소비하는 감자의 소비량은 2018년 기준 약 256,432,000톤이다. 1인당 약 30kg을 소비한 셈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식물학자인 헥터 플로어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감자가 처음 재배된 곳으로 가장 유력한 지역은 페루 남부와 볼리비아 북동부 사이라고 한다. 기원전 400년에 감자를 재배했던 흔적이 티티카카 호수의 주변에서 발견되었다. 이야기는 15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의 정복자들은 금을 찾아 신대륙으로 떠났다. 그들은 이 페루에서 감자를 처음 만났고, 1570년에 고국으로 돌아갈 때 같이 가지고 돌아갔다. 스페인으로 건너간 감자는 그 후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16세기에는 영국에 전파되었고, 17세기에는 아일랜드까지 건너갔다. 그리고 18세기에는 영국 서부와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농작물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감자가 이렇게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감자는 성서에 존재하지 않는 작물이라는 이유로 금기시되었다. 모양이 불규칙하며 군데군데 홈이 나있고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도 대단한 생명력으로 자라는 작물을 위험하게 여겼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감자를 일컬어 악마의 식물이라고 불렀다. 악마의 열매로 불리던 감자는 18세기에 와서야 중요한 식량으로 취급받게 된다.
식량난의 구원자
흔히 감자를 일컬어 구황작물이라고 부른다. 구황작물이라는 뜻은 갑자기 닥친 흉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작물이라는 뜻인데, 감자만큼 이 구황작물이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작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먹을 것이 부족했던 나라들에서는 이 감자를 중요하게 여기고 많이 재배했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아일랜드다. 영국의 수탈에 시달리던 아일랜드의 농민들은 쉽게 자라고 생산량도 많은 감자를 축복의 식물이라고 부르며 재배했고, 감자를 키우게 되고나서부터 아일랜드의 인구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감자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감자전염병이 돌자 대기근이 오면서 100만 명 이상이 죽고 100만 명 이상이 다른 나라로 이주하면서 총인구의 25퍼센트가 감소했다. 우리나라에 감자가 들어온 것은 겨우 19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 감자는 조선시대에 순조 24년경에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강원도에서는 이보다 20년 정도 늦은 현종 13년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 평야가 적고 산이 많은 강원도의 특성상 벼농사를 짓기가 어려웠고, 먹을 것이 항상 부족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감자는 이들에게 유용한 식재료가 되어 주었다.
미국이 사랑한 음식
감자는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한 만큼 많은 조리법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햄버거와 함께 먹는 감자튀김이 있고, 퇴근 후 맥주 한잔과 함께할 바삭한 감자칩이 있다. 감자튀김은 영어로 프렌치프라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1802년에 프랑스에서 기름에 튀겨진 감자요리를 대접받게 되는데 프랑스인들은 감자도 특별하게 먹는다며 극찬을 했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이 감자요리를 널리 알리고 싶어 했다. 그래서 백악관에서 이요리를 선보이며 사람들에게 프랑스식 감자요리 즉 potatoes, fried in the french manner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했고 이 이름이 프렌치프라이가 되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햄버거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연간 감자소비량이 약 140만 톤에 달한다고 하니 미국인들의 프렌치프라이 사랑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미국을 대표하는 간식인 포테이토칩은 1853년에 조지 크럼이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요리사에 의해 탄생되었다. 당시 그는 문레이크 로지 리조트 호텔의 주방장이었는데 이 당시 프렌치프라이는 이미 미국에서 인기가 대단한 음식이었다. 어느 날 손님이 프렌치프라이가 너무 두꺼워서 먹기 힘들다는 불평을 듣게 된 그는 얇게 썰은 프렌치프라이를 대접했지만 손님은 더 얇은 것을 원했다. 오기가 생겼는지 이 요리사는 포크로 먹을 수 없을 만큼 얇은 프렌치프라이를 만들어서 가져다주었고 이것이 바로 포테이토칩의 시작이었다. 이때는 포테이토칩이라는 이름대신 사라토가칩이라고 부르거나 바삭바삭한 특징을 담아 포테이토 크런치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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