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상식 / / 2023. 2. 20.

선사시대의 질병과 천두술

해골이 묻혀있다.

 

선사시대 질병의 치료과정과 천두술에 대해 알아봅니다.

 

선사시대의 질병

선사시대란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역사를 말한다. 지구상에 인류가 등장하고 역사를 기록하기 바로 전까지를 말하는데 이 기간은 수백만 년의 인류역사 중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이 시대는 5가지로 분류되는데 구석기, 중석기, 신석기, 청동기, 그리고 철기시대이다. 선사시대에는 역사는 물론이고 기록조차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의 의학자들은 선사시대의 질병을 연구하기 위해서 그들이 남긴 뼈를 이용했다. 이 뼈를 연구하는 방식을 '선사 병리학'이라고 부른다. 병리학이라고 하는 것은 질병의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뼈와 관련된 질병만을 연구하기는 하지만 선사시대의 인류가 남긴 뼈를 통해서 우리는 그들이 많은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 자신이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한 의학적인 행동들을 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뼈에는 치료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들도 뼈가 부러지면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거나 통증이 심할 땐 차가운 것을 가져다 대고, 피가 나면 상처부위를 압박하여 지혈시킨다는 것. 그들의 선조가 입에서 입으로 알려주고 경험으로 쌓아온 것들을 이용해 그들 나름의 치료를 했던 것이다. 음식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들이 먹었던 것을 먹어보는 것처럼 동물들이 아플 때 먹는 약초와 여러 가지 식물을 발라보며 의학적인 지식을 축적했다. 선사시대에는 질병의 원인을 신의 분노나 자연의 분노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제사를 지내며 신을 기리고 자연을 숭배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자연스럽게 제사장의 역할을 하는 주술사, 즉 샤먼이 생겼다. 샤먼은 자신의 입을 빌어 신의 말을 전하고 신과 소통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샤먼에게 신의 분노를 잠재워달라고 요청하며 치료를 부탁했다. 치료과정에서 샤먼은 종교적인 의식을 치르며 효능이 좋은 약초들을 사용해 질병을 치료했다. 사람들이 치료될수록 샤먼의 권위는 올라가고 그 권력도 올라갔기 때문에 샤먼들은 자신들의 약초학 그러니까 의학을 발전시키고 싶어 했고 그 과정에서 선사시대의학이 발전하게 된다.

 

질병은 신의 분노

샤먼은 자신의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모든 질병을 신과 관련시켜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질병이 신과 관련이 있다고 사람들을 믿게 할 필요가 있었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오면서 인류의 도구를 만드는 능력이 향상되었고 더 날카롭고 단단한 수술도구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믿을 수 없는 수술이 시행되게 되는데, 바로 사람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치료를 하는 천두술이다. Surgical Neurology International 저널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유럽과 스칸디나비아에서 북미까지 러시아와 중국, 남아메리카를 포함해 신석기시대에서 발견된 모든 두개골의 약 10퍼센트인 약 1500개의 구멍이 뚫린 두개골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구멍이 뚫린 두개골의 양이 아니라 아물기 시작한 수술 흔적이었다. 사람이 죽으면 치유과정도 멈추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이 두개골의 주인들은 치료를 받고 얼마간 생존했을 것이다. 샤먼들은 왜 이러한 수술을 했던 것일까? 확실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샤먼은 질병을 신과 연관시키기 위해 환자의 몸에 신의 분노가 깃들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악령을 빼내기 위해 머리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고 말이다. 샤먼뿐만 아니라 부족의 사람들이 모두 신의 존재를 믿었기 때문에 아무런 제지 없이 이런 수술이 시행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치료자의 질병관은 큰 영향을 끼친다. 치료자가 병의 원인을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치료방법은 분명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설 중 하나로 선사시대의 천두술은 종교적인 치료가 아니라 머리의 부상으로 인한 뼛조각을 빼내기 위한 치료방법이라는 견해도 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천두술

천두술은 선사시대부터 시작된 치료법이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치료법 중 하나다. 천두술에 관한 기록은 여러 군데에서 찾아볼 수가 있는데 그중에는 실패한 예도 있었다. 중세의 한 여성은 임신 중에 이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과정에서 그만 사망하고 말았다. 세계신경외과지에 2018년 5월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이 자간전증 또는 자간증을 앓고 있었고, 두개내압을 완화하기 위해 전두엽 천공술을 통해 압력을 내리는 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천두술과 함께 개두술도 시행되고 있는데, 존스 홉킨스 병원에 따르면 외과의는 뇌 병변과 뇌종양 같은 상태를 치료하기 위해 뼈플랩이라고 하는 부분을 일시적으로 제거하고 수술이 끝난 후에 다시 교체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정확한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MRI촬영과 CT촬영이 이용된다. 또한 내시경을 삽입하기 위한 내시경 개두술 또한 시행되고 있다. 양면개두술이나 눈썹 개두술, 안와접합 개두술 등 현대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람의 머리를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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